집시의 기도
- 충정로 사랑방에서 한동안 기거했던 어느 노숙인의 시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일 뿐……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쉬웠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의 띠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죽어도 얻어먹는 한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조우할까 조바심하며
날짜 지난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들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석촌공원 긴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뒤엉킨 실타래처럼
난마의 세월들……
깡소주를 벗 삼아 물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눕힌다.
빨랫줄 서너 발 철물점에 사서
청계산 소나무에 걸고
비겁의 생을 마감하자니
눈물을 찍어내는 지어미와
두 아이가 "안 돼, 아빠! 안 돼"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걸어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걸어가야지……
걸어가야지……
Saturday, 5 June 2010
Friday, 4 June 2010
퍼펙트게임 오심 - 스포츠가 주는 교훈
6월 2일 미국 프로야구(MLB) 경기에서 정말 재미난 사건이 있었다.
재미있었다기 보다는 보는 이에 따라서는 어처구니 없거나.... 광분할 만한 사건이라고 해야 맞겠다.
홈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아만도 갈라라가(Armando Galarraga)라는 투수가 9회초 마지막 수비 2아웃인 상황까지 26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내고 있었다. (그 때까지 안타나 볼넷 등을 허용하지않아 아무도 1루에 출루한 사람이 없었다는 뜻)
그런데, 투아웃 1-1상황에서 상대팀의 27번째 마지막 타자 제이슨 도날드(Jason Donald, 추신수가 속해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신인 유격수)가 친 내야땅볼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1루심(짐 조이스 Jim Joyce)은 1루수가 1루를 커버하러 들어간 투수에게 던진 공을 타자주자 세이프로 선언하여 메이저리그 역사상 21번째 퍼펙트게임을 바로 눈 앞에서 날려 버렸다.
그런데, 그 판정을 비디오로 다시 돌려보니 완벽한 아웃이었다는 것에서 사건이 커진다.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되었지만,
그 다음 날 경기에서 타이거스 감독은 경기전 선수명단을 제출하는 일을 갈라라가에게 맡겨 그 전날 오심을 내린 심판 조이스와 만나게 한다. 사건 당사자인 둘은 서로 등을 두드리며, 화해했다고 하는데....
그 장면을 보자.
사실 별거 아닌 이야기일 수 있지만,
미국 사람들이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데 얼마나 탁월한 감각을 지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음은 경기 후 나온 얘기들이다.
조이스 심판: 내 심판경력에서 가장 큰 판정실수. 내가 갈라라가의 퍼펙트게임을 빼앗고 말았다. 내 오심으로 퍼펙트게임을 놓친 갈라라가에게 미안하다.
갈라라가: 조이스가 나보다 더 괴로울 것. 인간은 완전하지 않으며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조이스도 그런 판정을 내리길 원하진 않았을 것.
백악관 대변인 로버트 깁스 Gibbs: 실수를 인정한 심판과 담대하게 반응한 투수의 모습은 매우 감동적(tremedously heartening). MLB가 갈라라가 선수에게 퍼펙트게임을 이룬 것으로 인정해 주길 바란다.
MLB 커미셔너 버드 셀리그 Bud Selig: Human element인 오심도 야구의 일부. 문제가 된 판정을 번복하지 않겠다. 대신 앞으로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는 문제와 심판체계를 재검토하겠다.
퍼펙트게임, 9회 투아웃 마지막타자, 오심, 사과, 용서, 화해, 백악관의 개입과 원칙 고수....등등 이번 사건은 일부러 만들어 낸 이야기처럼 매력적인 요소들로 넘친다.
갈라라가의 말처럼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 후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감동을 주는 드라마로 끝날 수도 있고 실수보다 더 비참한 패배로 마무리될 수가 있다.
스포츠는 정직해서 이렇게 감동과 교훈을 준다.
재미있었다기 보다는 보는 이에 따라서는 어처구니 없거나.... 광분할 만한 사건이라고 해야 맞겠다.
홈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아만도 갈라라가(Armando Galarraga)라는 투수가 9회초 마지막 수비 2아웃인 상황까지 26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내고 있었다. (그 때까지 안타나 볼넷 등을 허용하지않아 아무도 1루에 출루한 사람이 없었다는 뜻)
그런데, 투아웃 1-1상황에서 상대팀의 27번째 마지막 타자 제이슨 도날드(Jason Donald, 추신수가 속해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신인 유격수)가 친 내야땅볼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1루심(짐 조이스 Jim Joyce)은 1루수가 1루를 커버하러 들어간 투수에게 던진 공을 타자주자 세이프로 선언하여 메이저리그 역사상 21번째 퍼펙트게임을 바로 눈 앞에서 날려 버렸다.
그런데, 그 판정을 비디오로 다시 돌려보니 완벽한 아웃이었다는 것에서 사건이 커진다.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되었지만,
그 다음 날 경기에서 타이거스 감독은 경기전 선수명단을 제출하는 일을 갈라라가에게 맡겨 그 전날 오심을 내린 심판 조이스와 만나게 한다. 사건 당사자인 둘은 서로 등을 두드리며, 화해했다고 하는데....
그 장면을 보자.
사실 별거 아닌 이야기일 수 있지만,
미국 사람들이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데 얼마나 탁월한 감각을 지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음은 경기 후 나온 얘기들이다.
조이스 심판: 내 심판경력에서 가장 큰 판정실수. 내가 갈라라가의 퍼펙트게임을 빼앗고 말았다. 내 오심으로 퍼펙트게임을 놓친 갈라라가에게 미안하다.
갈라라가: 조이스가 나보다 더 괴로울 것. 인간은 완전하지 않으며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조이스도 그런 판정을 내리길 원하진 않았을 것.
백악관 대변인 로버트 깁스 Gibbs: 실수를 인정한 심판과 담대하게 반응한 투수의 모습은 매우 감동적(tremedously heartening). MLB가 갈라라가 선수에게 퍼펙트게임을 이룬 것으로 인정해 주길 바란다.
MLB 커미셔너 버드 셀리그 Bud Selig: Human element인 오심도 야구의 일부. 문제가 된 판정을 번복하지 않겠다. 대신 앞으로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는 문제와 심판체계를 재검토하겠다.
퍼펙트게임, 9회 투아웃 마지막타자, 오심, 사과, 용서, 화해, 백악관의 개입과 원칙 고수....등등 이번 사건은 일부러 만들어 낸 이야기처럼 매력적인 요소들로 넘친다.
갈라라가의 말처럼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 후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감동을 주는 드라마로 끝날 수도 있고 실수보다 더 비참한 패배로 마무리될 수가 있다.
스포츠는 정직해서 이렇게 감동과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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