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22 May 2010

행복한 노래 듣기와 인터넷

최근 행복은 50세에 시작한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기사가 실렸다.

http://www.telegraph.co.uk/health/healthnews/7733848/Happiness-begins-at-50-claims-new-research.html

나이가 들면서 분노, 걱정, 스트레스를 잘 억제하게 되어 이러한 나쁜 것들은 줄어드는 대신 행복, Well-being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가족, 친구들의 가치를 새삼 깨달으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기점이 50세라니....

장황하게 이러한 기사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예전에 몰랐던 즐거움을 요즘 들어 하나 얻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음질이 썩 좋지 않았던 구닥다리 라디오로 흘러나오는 팝송을 녹음해서 즐겨 듣고는 했는데,

늘 그 가사가 궁금했으나, 당시에는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서점의 팝송 책 - 요즘도 그런 책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 을 봐도 영 가사가 무슨 뜻인지 해석되지 않았다.

내 영어실력이 짧은 탓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책에 담아 놓은 영어가사들이 엉터리가 많았다.

그 당시 라디오로 흘러나오던 팝송에 어린 내 가슴을 숨막히게 했던 가수가 있었으니,

Olivia Newton-John

Magic, Don't cry for me Argentina, Physical, Xanadu.....등등등 수많은 그녀의 히트곡

올리비아 뉴튼존은 아마도 팝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여가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순수&청아하면서도 그윽하고 또 섹시함까지도 가지고 있는 목소리...(그나저나...그녀의 노래를 알게 해준 내 짝꿍 '응찬'이란 녀석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그녀는 48년생이니 환갑을 넘긴 나이고 (내가 그녀의 노래를 듣던 시기에 그녀 나이는 33세였다), 영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란, 이후 두번 결혼하고....등등의 개인사와 함께

Physical이란 노래가사를 인터넷에서 찾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google과 wikipedia, youtube는 참 훌륭한 친구들이다)

가사를 다시금 읽어보니 그 당시 어린 소년인 내가 영어를 잘 했더라도...그 깊은 뜻을 음미해 듣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내용이다.

"대화도 충분히 나눴고, 레스토랑에도 같이 왔고 뭔가 암시하는 영화도 봤고 이제 더이상 할말도 없으니....physical한 걸로 들어가 보자...나도 참을 만큼 참았고, mentally한 것은 서로 충분이 나눴으니..이제 내안의 야성을 깨워달라....body로 talk하자..."

youtube.com을 통해 30년전 "Physical" 뮤직비디오를 보면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지금보기에는) 촌스러운 장면들이 연속되고 있지만, 내용은 그렇다...그 청초하면서도 사랑스런 목소리로 들려준 그 노래는 꽤나 의미심장(?)한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 노래가 당시 10주 동안이나 빌보드 정상을 지켰단다.

아무튼 즐겁다. 가사의 의미를 떠나서, 이제는 인터넷을 뒤져보면 그 땐 몰랐던 수많은 사실들을 찾아낼 수 있다. 그 여인이 그 이후 어떻게 살았는지, 그 모습은 어떻게 변했는지, 그 당시 보기 힘들었던 뮤직비디오를 집 컴퓨터 앞에 앉아 편하게 볼 수 있고, 좋아했던 그녀의 음악을 인터넷에서 mp3파일을 구입해서 테이프 늘어질 걱정없이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

내일 찾아 들어볼 또다른 노래는 보니 타일러(Bonnie Tyler)가 83년에 불렀던 'Total eclipse of the heart' 이다. 얼마전 아일랜드 4인조 남성보컬그룹인 Westlife가 다시 부른 이 노래를 듣고 바로 이 노래를 다시 찾아 들어봐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Turn around'를 반복했던 감미로운 남자 보컬은 누구인지도 확인해 볼 생각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바로 바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요즘...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행복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 알까? 아니면, 뉴스의 내용처럼, (정보의 빈곤 속에서 70~80년대 민주화 산업화의 격변기에 젊은 날을 힘들게 보냈던 세대인) 지금의 50대가 더 행복할까?

*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유명한 작곡가 Andrew Lloyd Webber의 곡으로 뮤지컬 Evita에 올리기 전인 1976년 Julie Covington이란 가수가 최초로 세상에 발표하였다고 한다.

Friday, 21 May 2010

산책길 자전거 유감

저녁밥 먹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 옆 산책길을 나선다.

냇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거닐 때마나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언제나 자전거다.
1.5미터 남짓의 좁은 산책길을 자전거족들과 나눠써야 하는 것이 불만이고 불안하다.

아무 불빛이나 신호도 없이 쌩쌩 달리는 자전거가 갑자기 등뒤에서 나타날 때 마다 살기를 느낀다.
눈이 부셔 직접 쳐다보기 힘든 불빛을 멀리서부터 휘두르며, 신경질적인 따르릉 소리까지 울려대며
내게 덤벼드는 자전거를 맞이하면 어느쪽으로 피해야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나는 자전거 탔으니 너는 무조건 비켜라...하는 식이다.

값비싼 자전거에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여러 명이 같이 다니니 더 용감해 지는 모양이다.

자전거족이나 보행자는 도로에서 더 위협적인 존재인 자동차에 구박받고 있는, 동병상련에 어찌보면 같은 처지라 서로 아껴 줄만도 한데...

더구나 이런 좁은 길을 보행자와 물리적 구분 없이 자전거와 꼭 나눠쓰도록 만들어 놔야 했을까?

어둑한 길에 라이트나 신호장비 없이 다니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큰 원칙 하에 자전거를 즐기는 데에도 어떤 룰이나 어떤 에티켓이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자전거는 찻길로만 다녀야 하고 자전거 운전자는 야광자켓과 신호장비, 헬멧 등 보호구를 갖추고
무엇보다도 보행자를 우선 보호해야 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그런 문화가 우리 땅에도 정착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