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21 May 2010

산책길 자전거 유감

저녁밥 먹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 옆 산책길을 나선다.

냇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거닐 때마나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언제나 자전거다.
1.5미터 남짓의 좁은 산책길을 자전거족들과 나눠써야 하는 것이 불만이고 불안하다.

아무 불빛이나 신호도 없이 쌩쌩 달리는 자전거가 갑자기 등뒤에서 나타날 때 마다 살기를 느낀다.
눈이 부셔 직접 쳐다보기 힘든 불빛을 멀리서부터 휘두르며, 신경질적인 따르릉 소리까지 울려대며
내게 덤벼드는 자전거를 맞이하면 어느쪽으로 피해야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나는 자전거 탔으니 너는 무조건 비켜라...하는 식이다.

값비싼 자전거에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여러 명이 같이 다니니 더 용감해 지는 모양이다.

자전거족이나 보행자는 도로에서 더 위협적인 존재인 자동차에 구박받고 있는, 동병상련에 어찌보면 같은 처지라 서로 아껴 줄만도 한데...

더구나 이런 좁은 길을 보행자와 물리적 구분 없이 자전거와 꼭 나눠쓰도록 만들어 놔야 했을까?

어둑한 길에 라이트나 신호장비 없이 다니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큰 원칙 하에 자전거를 즐기는 데에도 어떤 룰이나 어떤 에티켓이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자전거는 찻길로만 다녀야 하고 자전거 운전자는 야광자켓과 신호장비, 헬멧 등 보호구를 갖추고
무엇보다도 보행자를 우선 보호해야 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그런 문화가 우리 땅에도 정착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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