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7 November 2010

Gender arbitrage

최근 이코노미스트에 재밌는 기사가 실렸다.

Gender arbitrage in South Korea - Profiting from sexism

한국은 Gender Arbitrage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을 갖춘 나라라는 것이다. Arbitrage란 시장간에 가격차이가 있을 때 물건값, 금값, 돈값(환율) 등등이 싼 시장에서 사서 비싼 시장에 내다팔아 거래차익을 얻는 일을 말하는 경제학 용어다.

이런 Arbitrage를 Gender에 붙인 것 자체가 재밌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외부에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참신하다.

이 기사의 요지는 한국사회의 고학력 유능한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저평가되어 있고 한국 기업의 성차별적인 고용관행 때문에 대접을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국적 기업이 손쉽게 그 유능한 여성들을 고용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업에서 여성 관리자 비율이 10%씩 올라갈 때마다 기업의 수익률이 1%씩 증가한다고 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Jordan Siegel의 분석으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성차별적 고용관행을 통해서 외국의 다국적기업이 상대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고 하는 얘기는 다소 단선적인 듯하다. 우리 기업문화에는 분명 성차별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이에 덧붙여 우리 직장생활이 머리를 써서 효율적으로 일하기 보다는 밤낮으로 몸을 던져 장시간을 버텨내야 능력을 인정해 주는 노동집약적이고 거친 남성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상대적인 열위에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물론 우리 여성들이 그런 환경을 선호하지도 않을 것이다. 일을 시간과 몸으로 때우는 비능률적인 근무환경일수록 여성들에게 매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 땅에서 외국 회사들이 Gender Arbitrage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것이리라. 즉, 성차별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 불리한, 쿨cool하지 않은 우리의 후진적인 기업문화가 여성들이 외국기업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도록 내모는 측면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와 동떨어진 우리의 선택과 우리 환경이 어떤 예기치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 기사는 지적하고 있다. If we don't, our rivals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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