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작성된 네이버 지식인의 답변글이 우리나라 팀의 월드컵 스코어를 기가 막히게 예언했다고들 난리다.
이 답변을 쓴 사람은 첫 경기 그리스전 스코어 2:0에 이어, 아르헨티나 전 1:4 패배까지 정확하게 맞혔다.
아래의 글이 바로 화제의 예언 글
* 한국 16강 현실적으로 가능성
그렇다면, 이 예언자(?)의 세번째 예언인 나이지리아전 2:1 승리 전망까지 들어 맞을까?
우리나라 사람 5천만명 중 축구에 관심있는 천만명이 축구 스코어를 예상했다고 하자.
이 사람들 중 두 경기를 연속해서 맞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먼저, 그리스 전에 대해서는
그리스 전 2:0 승리를 약 23.9%의 사람이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전 1:4 패배는 그 보다 훨씬 적은 사람이 예상했다. 스포츠토토에서는 약 0.33% 정도(29만 여명 중 967명)만이 1:4 스코어를 예상했단다. (연합인포맥스에서 실시한 901명의 조사에서는 아무도 못 맞혔다고 한다.)
그렇다면, 천만명 중 두 경기를 모두 정확하게 예상한 사람은 약 8000명(정확히는 7917명)이라는 얘기다. (1000만*23.9%*0.33%)
즉, 예언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국민 중에는 두 경기를 정확하게 맞힌 사람이 의외로 그 숫자가 꽤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네이버의 예언자의 말대로 나이지리아 전 2:1 승리를 그리스전에서 2:1스코어를 예상한 사람 비율을 적용하여 43.5%의 사람들이 예상한다고 하면, 세경기를 모두 정확하게 맞힐 사람은 천만명 중 약 3400명이나 된다.
그러니까, 나머지 999만 여명의 사람들에게는 이들 3400명이 거의 신통한 점쟁이 정도로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여기에는 몇 가지 오류가 있는데, 이 예상치가 정확한 실력을 근거로 판단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객관적인 실력만 가지고 판단하면 4:1 아르헨티나 승리 예상자 수는 더 올라갔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아르헨티나가 우세한데도 우리는 '한국이 승리해야 한다' 라는 희망을 자신의 전망치에 더해 예측을 하게 된다. (위의 사이트를 보면 전체 3분의 2가 한국 승리 또는 무승부를 예상했다.)
또한, 우리가 스코어를 예상할 때 설문조사의 경우처럼 집중화/관대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즉, 3:0 과 같이 보다 극단적인 스코어 보다는 2:1과 같이 양팀에 적당하게 골을 나눠 놓은 스코어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것은 능히 예상이 가능하다.
거기에, 평소에 축구에 대해 관심도 없고 우리나라 축구팀은 물론 아르헨티나나 그리스 실력이 어떤지 모르는 사람들 조차 월드컵 시즌만 되면 내기에 동참한다는 사실이 확률의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여기에 덧붙여 남들이 이렇게 부정확한 기준에 따라 예상했는데도 그걸 따라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오류를 증폭시킨다.
* 관련 기사: 스포츠 정신분석학으로 본 내기 심리… 무조건 한국이 이긴다고 거는 당신은?(조선일보, 2010.6.18)
실제 내기를 거는 상황이 되면, 위에 소개된 기사 내용처럼 '현실형' 인간들보다 '의존형' '자기도취형'이 많을 것이므로 더더욱 예측이 들어맞을 확률은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저 위에 링크한 사이트들에 나온 실제 예상치를 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이러한 오류나 거품을 걷어내면 1000만명 중 두경기 스코어를 모두 맞힐 사람은 훨씬 늘어날테지만, 현실에서는 두 경기 스코어를 모두 맞히는 사람이 '소름 돋는 예언자', '신', '시간여행자'로 불리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예언자의 말처럼 우리나라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2:1 정도로 이겨서 16강에 올라가 줬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다. 우리나라가 지면 무조건 탈락하게 되어 스코어 예상하기라는 즐거운 놀이도 끝나게 되니까...
* [읽어볼만 한 글] 핵폭탄 연구하던 수학자들 축구를 분석하다
http://news.donga.com/2010worldcup/NewsFeed/3/051006/20100623/29327302/1
ReplyDelete전체 46만3000명 중 그리스전 스코어를 정확히 예측한 누리꾼은 5만5670명(12.02%)이었고, 이중 아르헨티나전 결과까지 맞춘 네티즌은 4160명(7.47%)이었다.
마지막 나이리지아전까지 정확히 전망한 이는 29명(0.697%)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