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3 June 2010

보너스의 함정: 성과급이 과연 성과를 향상시키는가?

Dan Ariely: Irrational Economics from PopTech on Vimeo.




'상식 밖의 경제학 (Predictably Irrational)'의 저자이자 행태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Dan Ariely)의 최신작 'The Upside of Irrationality'가 2010년에 출판되었다. 아마도 곧 우리나라에도 번역본이 소개될 것 같다. (지금쯤 누군가 열심히 번역하고 있을 것이다.)

우연히 그의 글과 블로그의 동영상을 통해 그 내용의 일부를 엿볼 수 있었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에서조차 위기의 주범인 금융기관의 CEO들이 엄청난 보너스를 받았는데 그것이 정당한가 하는 의문에서 그의 연구가 출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즉, 그의 관심은 '보너스가 성과를 올리는데 그만한 효과가 있는가?'이다.

댄 애리얼리는 인도(India)에서 수행한 실험에서 하루치 급료만큼의 보너스(낮은 보너스)를 받는 그룹, 2주일치 급료에 해당하는 보너스(중간 보너스)를 받는 그룹, 5개월치 급료를 보너스(엄청난 보너스)로 받는 그룹으로 나누어, 퍼즐 끼워맞추기, 숫자 맞추기와 같은 놀이를 진행하면서 아주 우수한 성적을 거둘 경우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중간 보너스' 그룹의 성적은 '낮은 보너스' 그룹의 성적과 비슷하게 나왔으며, 더욱 의외였던 것은 '엄청난 보너스' 그룹의 성적은 나머지 두 그룹보다도 오히려 결과가 더 안 좋게 나왔다는 점이다.




MIT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 숫자를 더하기와 같은 인지능력(congnitive skill) 테스트와 키보드 빨리 누르기와 같은 단순 기계조작능력(mechanical skill) 테스트를 각각 성과가 좋을 경우 보너스를 많이 받는 그룹과 보너스를 조금 받는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했더니, 단순 기계조작능력 테스트에서는 보너스가 클수록 성적이 좋아진 반면, 인지능력 테스트와 같이 정신적인 활동이 필요한 경우는 인도에서의 실험과 같이 보너스를 많이 줄수록 더 나쁜 성적을 보였다는 것이다.




즉 그의 실험의 결과는 인센티브가 일정 수준이상 증가하면 위 그래프의 빨간 색 곡선과 같이 성과는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 철자바꾸기 게임을 조용한 독방에서 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수행하게 했을 때 피실험자들의 성적은 오히려 더 나빴다고 하는데
댄 애리얼리의 결론은 타인의 평가도 보너스와 같은 효과를 주기 때문에 단순 반복업무에는 동기부여가 되지만, 어느 한계점을 지나면 다른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는 스트레스가 의욕이나 동기유발효과를 압도하여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특정 직원들에 대해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그룹 회장의 견해가 옳을 수도 있음을 댄 애리얼리의 연구는 확인해 주고 있다.

또한,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 교수의 자기 결정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보상을 얻거나 감시와 평가를 받을 경우 통제받고 있음을 느끼게 되므로 자율적, 내재적 동기가 떨어지게 된다는 견해와도 일치한다. 보상이 사라지면 보상에 따르는 효과도 즉시 사라지게 되므로 지속적인 성과도출을 위해서는 보상이나 감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급료에 대한 6가지 위험한 신화(Six dangerous myths about pay)'라는 글을 통해서 개인적인 인센티브 지급은 팀워크를 해치고 단기적인 것에만 집중하게 해 성과급이 성과를 향상시킨다는 믿음은 잘 못된 것이라는 스탠포드 비즈니스스쿨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교수의 지적,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행태경제학자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 교수의 견해도 다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는 심지어 CEO의 성과급이나 보너스, 연봉조차도 고어텍스로 유명한 W.L.고어(Gore)사의 사례처럼 동료들의 평가나 회의를 통해 결정해서 지나친 성과급에 따른 폐해를 줄여 나가는 것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바른 선택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관련 글: What’s the Value of a Big Bo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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